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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Talks Vol 12: “애자일한 조직 운영 이제 기본, 대표까지 오는 결제라인 3개”
트라이본즈·파스텔세상 이성연 대표
2021-11-24이종석 기자

2019년 패션기업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 CEO로 이성연 대표가 왔다. 업계는 주목했다. 이성연 대표의 이력 때문이다. 이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매킨지와 두산인프라코어, 삼표시멘트 등을 거쳤다. 트라이본즈 대표로 임명되기 전까지 패션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다. 섬세함이 필요한 패션기업을 ‘공돌이’인 이대표가 이끌 수 있을지 패션계에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물음표로 시작한 이대표의 패션 기업 경영이 벌써 3년차다. 트라이본즈는 브랜드 닥스 셔츠, 포멜카멜레를 운영중이다. 파스텔세상은 아동복 헤지스키즈, 닥스키즈, 지방시키즈, 봉통, 피터젠슨과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는 회사다.


저 출산 문제에 타격 받은 유아동복 시장은 객단가는 올라갔으나 캐주얼·스포츠 브랜드들이 약진해 전문 브랜드들이 사라지고 있다. 남성 셔츠는 시장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백화점 셔츠 조닝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31% 줄어든 950억원 대를 기록했다. 이 상황에 이성연 대표의 두 회사는 코로나에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성연 대표

“비 패션인 출신이요? 그런 구분이 아직도 유효한가요?”

기동성 있는 조직운영 강조  


트라이본즈 집무실에서 만난 이성연 대표는 비패션인 출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럼 휴대폰 회사 대표는 엔지니어들만 해야하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이제 패션은 디자인부터 물류, IT 등 전 분야가 합쳐진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제 패션MD나 디자이너 등 출신 자체가 더 이상 중요치 않은 시대라는 것. 패션은 다양한 분야가 합쳐진 종합 산업으로 이 대표는 제품 개발부터 물류까지 모든 부서의 수평적인 결합을 강조했다. 수평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발빠른 대응으로 고객 접점을 최대한 늘리는 데 집중한다.   

특히, 온라인 사업을 위해선 발빠른 기동성이 중요한데, 이 대표는시즌 마다 순간순간의 시장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애자일(Agile)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으로 시제품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만들고 끊임없이 발전시켜 가는 개발 방식이다. 이를 조직운영에 적용하면 디자인, 상품기획, 영업 등 각 기능별 조직구조에서 탈피해 프로젝트별로 디자이너, MD, 마케터, 물류 담당자 등이 팀을 이뤄 프로젝트의 성과를 위해 힘을 합친다. 각 부서별 이기주의가 사라지고 특정 부서의 업무 과중으로 인한 의사결정의 병목현상도 줄일 수 있다.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은 패션업계에서 애자일 조직문화를 실험하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시켰다. 공식적으로 대표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도 이대표 취임 전에는 6~8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이보다 2배 많은 14명에 달한다. 실무자의 기안이 대표에게 보고되는 단계도 3단계로 줄였다고 했다.


이같은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선택한 것이다. 아동복 브랜드들의 온라인 비중은 50%에 달한다. 회사 업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업무 처리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이 대표는 “부서간의 벽을 허물 때다.”라고 말했다.  


/봉통
 


아동복·드레스 셔츠, 점유율은 늘리며 다각화


아동복은 저출산문제가 있지만, 객단가 증가로 시장은 유지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소비액 증가에는 수입 브랜드들이 유리하다고 보고있다. 트라이본즈는 현재 지방시키즈, 봉통 등의 수입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확장에 나선다. 내년 1월 아동복 브랜드 쁘띠바또를 론칭한다. 쁘띠바또는 1893년부터 시작한 프랑스 유명 아동복 브랜드다. 이 외에도 3~4개의 수입 브랜드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자사 브랜드는 더 세밀하게 고객층을 나눠 공략한다. 헤지즈키즈의 라인 포인터웍스 등을 올해 론칭, 가족 캠핑족들을 겨냥해 내년 단독 브랜드로 공식 론칭한다. 닥스키즈는 하반기 아이코닉 라인을 선보였다. 아이코닉은 닥스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한 라인이다. 이 대표는 “닥스키즈는 계속해서 디자인을 강화해, 더 세련되게 바꿀 예정이다. 엄마들이 자기 아이에게 입히고 싶은 옷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닥스 셔츠 라운지플러스 컬렉션


남성 드레스 셔츠 닥스는 백화점 시장 점유율 30%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캐주얼라이징에 따른 드레스 셔츠 수요 저하가 극복 과제다. 이 대표는 “이제 단순히 다운에이징, 특정 나이를 타깃하기 보다는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30을 겨냥한 셔츠라면 4050이 입기 부담스럽지만, 4050도 젊은 감성의 셔츠를 입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설명이다.


닥스는 내년 하반기 리뉴얼한다. 라이선스 브랜드지만, 카테고리를 최대한 넓혀 선택의 폭을 넓힌다. 지난 몇 년간 스웨터, 타이 등 비 셔츠 상품을 늘렸다. 드레스 셔츠 매출 비중은 65%로 줄어들며 큰 효과를 봤다. 내년 가을·겨울시즌 제품부터 더 캐주얼한 패턴과 소재를 사용한 셔츠와 액세서리 등을 추가 구성한다.


신규 브랜드도 내년 가을·겨울시즌 론칭한다. 이를 위해 솔리드, LF, 신원 등에서 근무한 남성복 업계 베테랑 디자이너인 이창희 CD도 영입했다.


새로운 시도를 맞이하는 셔츠 스펙터도 주목된다. 셔츠 스펙터는 온라인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셔츠 서비스다. 이 대표는 “과거 맞춤 셔츠와 지금의 맞춤 셔츠의 상황은 다르다”고 말한다. 한 층더 강화된 AI와 자사몰 고객 데이터로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안정적인 재고 운영에 100만 명 이상의 남성 셔츠 패턴 데이터, 1000만 장 이상의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프라도 강점이다.

 

드레스 셔츠는 1년에 몇 번 없는 경조사와 면접 등의 수요에 집중해 공략한다. 캐주얼 셔츠도 맞춤이 가능해 더 젊고 마니아한 감각을 가진 고객도 끌어들인다.

 

/포멜카멜레의 앰버서더 '포멜크루'


젊은 감각 공략 하는 ‘포멜카멜레’
영업이익 2배, 부채 없애


포멜카멜레는 제화 브랜드로 지난 2017년 론칭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고객 분포는 20~60대로 넓은 연령층을 가졌다. 에이지리스한게 강점이다. 젊은 브랜드로 보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젊은 감성을 반영한 제품 라인업에 힘쓰기 위해, 품평회에 포멜카멜레 앰버서더 ‘포멜 크루’를 초청한다. 브랜드는 지난 7월 포멜크루 1기(이하 포멜크루)를, 올 가을에는 2기를 출범해 총 10명을 운영한다. 포멜크루들은 온라인을 통해 트라이본즈 브랜드들의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는 인플루언서다.


품평회는 주로 본사 직원과 매장 중간관리자가 상품 출시 전에 하는, 말 그대로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행사다. 이 품평회에 인플루언서들을 불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제품 피드백을 받는다.
 

/이성연 대표

이 외에도 이 대표는 주얼리 브랜드 ‘필그림’과 키즈 편집숍 ‘킨더스코너’ 등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축소해, 단위 매장 매출을 증가 시키고 있다. 이 대표는 “재고가 전년비 30% 줄었다.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구조와 마찬가지로 상품도 기동성 있게 가져간다. 선기획 보다는 QR비중을 계속 늘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소수의 VIP 고객들이 매출을 끌어 가는 만큼, 그들도 매우 중요하다. 20주년 VIP 전용 행사 등으로 팬덤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어, “인수와 투자도 늘려, 이야기 중인 브랜드들이 많다. 또 메타버스 등 다양한 시도도 관심이 간다”며, 여러 영역의 확대 가능성도 덧붙였다.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대비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오른 61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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